
아침 공기가 제법 차가워졌다는 말을 들으며 교회 입구를 들어섭니다. 문득 어느 날, 교우 한 분이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. “목사님, 요즘은 기도할 힘조차 나지 않아요.” 그 말은 제게 오래 남았습니다. 기도조차 버거울 때, 그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참 귀한 일이니까요.
레드먼드에서의 목회는 단순히 설교하고 행사 준비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. 이민자의 삶이라는 것은, 뿌리부터 흔들리는 낯선 환경에서 ‘나는 누구인가’를 다시 묻는 일이기도 하더군요. 신앙은 그래서 더 절실해졌습니다. 매주 만나는 작은 공동체가, 서로에게 기도의 끈을 놓지 않게 만들어주는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.
우리는 누구나 바쁩니다. 일터에서, 가정에서, 또 마음속 걱정들 속에서. 그런데 예배라는 시간은 그 모든 소음을 내려놓고, 가장 솔직한 나로 돌아오는 시간이더군요. 어떤 분은 자녀 문제로, 어떤 분은 건강 문제로, 어떤 분은 외로움으로 예배당에 앉습니다. 그 다양한 사연들이 한 공간에 모이면, 말 없이도 통하는 무언가가 생깁니다. 바로 ‘공동체’라는 이름의 위로입니다.
한 번은, 자원봉사로 음향을 맡고 계신 청년이 끝나고 조용히 말하더군요. “설교보다, 함께 드린 찬양이 더 마음에 남았어요.” 말은 짧았지만, 그 날의 공기가 남달랐다는 뜻이었겠지요. 신앙은 그런 식으로 우리의 삶 사이사이에 스며들며, 어쩌면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순간에도 조용히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.
이 공간을 통해 나누고 싶은 건 거창한 신학도, 철학도 아닙니다. 단지, 한 주간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낸 우리가, 다시 만나 서로의 신앙과 삶을 나누며 ‘함께 걷는 길’이 있다는 걸 기억하는 일입니다.
신앙은 결국, 혼자 꾸는 꿈이 아니라 함께 이루어가는 현실이니까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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